old memories
-
06.02.2004 잊혀진 날들에 대한 그리움old memories/berlinreport 2006. 12. 30. 08:55
한달 이다. 한달만 더있으면 이 지겨운 곳에 도착한지 2년이 되어간다. 군대라면 군대라면.. 이제 떠날 준비를 하겠지만... 2년이 되어서야 이제 어떻게 해야할지 알아가기 시작한다. 잔뜩 주눅들어 있던 마음도 점점 펴지고 예전에 내 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더 더 욱 그리워진다. 이젠 그곳에도 가족외에 아무도 남아 있지 않고, 방문을 하던 돌아가던 어떤 목적으로 그곳을 가도, 더 이상 날 기억하는 사람들도 그곳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이미 내 가슴속 깊이 담고 있으면서도 그 날들을 그리워 하고 있다. 한국경제를 욕하고, 정치를 욕하고, 교육을 욕하고.. 한국 사람들을 욕하던 나 자신의 모습이 요즘 들어서는 한없이 부끄러워 져 간다. 왜 그렇게 꽉막힌 멍청이 처럼 그런 미련한 짓거리를 행했을까.....
-
31.10.2003 시월에 마지막날...old memories/berlinreport 2006. 12. 30. 08:54
갔다. 독일에서 만난 두번째 사람. 짧은 시간 만났지만 시간이 무색하게 서로를 이해할수 있었던 사람. 그는 이곳에 있고 싶어 했다. 하지만 갔다. 나는 이곳에 있고 싶지 않다. 하지만 있다. 이 풀리지 않는 딜레마가... 우리의 인생일까? 텅빈 그의 집을 보면서.. 아직도 입구에 적혀 있는 그의 이름을 보면서.. 알게 모르게 그리워 진다. 붙잡고 싶었지만 붙잡을 수 없고, 격려하고 싶었지만 내 말이 그를 더욱 힘들게 할꺼 같아 하지 못했다. 가진자의 만용... 내 말은 그를 격려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힘들게 할 것 같았다. 그냥 침묵으로 그의 짐을 날라다 주고... 집엔 그가 남겨준 물건들이 가득해졌다. 오늘은 맥주가 필요하다. 하지만 없다. 아니 오히려 맥주를 마시면 그가 더욱 그리워 질찌 모른다..
-
22.10.2003 자전거가 사라진 날old memories/berlinreport 2006. 12. 30. 08:54
한일주일 넘게 목이 아프고 기침이 심하게 나오더니 열과 두통.. 그리고 심한 기침으로 하루종일 뻗어 있었다. 학교에는 아파서 못가겠다고 연락을 하고.. 약먹고 자고 약먹고 자고.. 아침에 일어나보니 역시 몸이 말을 안듣는다. 그 몸을 이끌고 점심 후에 학교에 가려고 나오니.. 왠걸 자전거가 없어졌다. 연구실앞에다가 메어뒀나... 싶어 연구실 앞에 와보니 역시 없다. 그래 알아 눕기 전에 분명히 자전거를 타고 알디에 시장보러 갔다왔었다... 통째로 없어 졌구나.. 앞바퀴가 구멍이나 바람이 조금씩 세어 나가서 때울려고 사놓고 하루이틀 끌다가.. 결국.. 1년이 훌쩍 넘어 녹슬고 브레이크에서 소리나고 전등에서 불도 안들어 오는데... 좋아 보였나.. 아.. 이제 시장보러 어떻게 걸어 다니냐... 온갖 한숨이 ..
-
16,10,2003 나트륨 가로등 같은 저녁 노을..old memories/berlinreport 2006. 12. 30. 08:53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가.. 연구실을 노랗게 물들이는 빛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내려져 있던 창막이를 올리고... 녹차 하나 컵에 담고.. 전등을 끄고.. 태양을 향해 섰다. 노랗다. 아니 샛노랗다. 온몸을 지는 태양빛에 묻어 봤다. 다행이도 연구실에 나밖에 없어서 아무도 뭐라하는 사람이 없어서 혼자 조용히 눈도감고.. 중얼 거리기도 하고.. 지나가던 다른 녀석이 쇤~ 하며 간다. 아름 다운 것은 아름 답다고 표현하며 살아야하는데 그 아름다움 속에 파뭍힌 내 입에서는 아름답다라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눈을 감고 있어보니, 저녁에 혼자 거닐던 캠퍼스가 생각났다. 유달리 많았던 나트륨 등... 그 아래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 그냥 좋았다. 마냥 좋았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도 이런 만족감을 느낄수있..
-
25.08.2003 1년 넘게 작업한 화일을 날린날..old memories/berlinreport 2006. 12. 30. 08:53
오래간만에 학교에서 사용하는 컴퓨터 내부 청소를 했다. 파티션도 새로 잡고.. 데이터를 좀더 효율적으로 정리한답시고.. 꽤 정성들여 데이터를 정리하고 하드 도 새로 정리하고.. 자 이제 하던 일 계속해야지 하는 순간.. 제일 중요한 문서 디렉토리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순간 아...... 아 아냐. 이건 아냐.. 틀림없이 다른곳에 옮겼을 꺼야.. 이게 없어지면 안되..3달간 백업도 안했는데... 백업날짜를 떠올렸다. 5월 초... 지금 8월말.. 앞이 캄캄했다. 수십페이지가 넘는 문서들.. 계산한 파일... 중요한 그림들... 시스템 잡아 먹는 다는 이유로, 휴지통, 백업, 어떠한것도 사용하지 않고 있는 내가 오늘따라 왜 그래 멍청해 보일까... 서둘러 mmc를 불러 노턴 언이레이져를 실행시켜 보았지만..
-
21.08.2003 달과 6펜스...old memories/berlinreport 2006. 12. 30. 08:52
고등학교때 아니 시작은 중학교 3학년때 부터 반쯤 미쳐 있었던 책중에 하나다. 달과 6펜스. 그리고 크눌프, 데미안... 지겨운 일상을 탈출해 버리는 그들의 모습은 그당시 나에겐 충격이었던것 같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들이 비겁해 보였다. 모두다 거할 수 밖에 없는 일상을 살 용기가 없어 도망가 버리는 비겁한 사람으로.... 몇일 동안 유학생활이라는 지겨운 일상으로 부터 도망가고 싶었다. 뭘하는 지도 모르게 하루가 지나고, 지친 몸으로 다음날 일어나고.. 다때려치우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마음편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부터.. 온갖 생각이 내 마음에 가득했다. 한국에 있는 사람들의 소식을 들으면.. 이렇게 나와서 공부할 수 있는 것을 축복으로 여겨야 할텐데.. 막상 나는 축복으로 느끼기 보단 오히려 고통으..
-
10.08.03 차표검사old memories/berlinreport 2006. 12. 30. 08:51
"그래도 애기가 기차타는 것을 좋아하니까? 괜찮지?" 아내에게 물었다. 괜히 물어본 말이었다. 이 더운날 차 여러번 타고 교회가려고 하는 가족에게 미안한 아빠로써.... 주위에선 차를 사라고 한다. 애기도 있는데.. 힘들다면서.. 하지만 도저히 차를 굴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세금, 보험, 기름값.... 내가 받는 돈으로 감당할수가 없다. 나이가 많아서 이젠 불쑥 올라버린 보험료.. 그래도 싸지만 집세... 유치원 비... 전화.. 티비... 유일한 소비가 먹을 것이지만.. 알디에서 물건 고르는 것도 잡았다 제 자리로 가져다 두는 것이 더 많아졌다. 그런 미안한 마음으로 오른 교회가는 길, 기차에서 오래간만에 차표검사를 당했다. 학생증(?)과 아내의 한달 차표를 보여줬더니 "당케"하며 간다. 늘 그려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