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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09.19 내 속의 분노
    old memories/berlinreport 2006. 12. 30. 09:02
    난 쉽게 흥분한다.
    아내도 늘 나에게 이야기한다. 좀 혼자서 흥분하지 말라고.

    난 쉽게 운다.
    나이 꺽어진 일흔이 되었는데도
    슬픈 음악, 슬픈 영화, 슬픈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나온다.

    학교에서 멘자 카드를 바꿔야 된단다.
    이번주가 지나면 못쓴단다. 그덕에 건망증때문에 쌓아두었던 멘자카드를 잔뜩들고
    점심 시간에 바꾸러 갔었다. 4년반이 지난 시간이지만 내 독일어는 아직 그룬트....
    줄서서 기달려 카드 2장을 내밀었다. 짧은 독일어로 바꾸고 싶다고 하는 순간, 담당하는
    여학생이 날 째려보더니 독일말로 카드가 필요하냐고 물엇다. 순간 더듬거리며 독일말로
    대답하려는 순간 "썩소"를 날리며 영어로 묻는다.

    아.. 그 느낌... 

    인간은 순응의 동물이라고 하나. 뭐 영어로 물었으니 영어로.... 대답했다.
    독일어 공부안하고 영어만 했으니뭐.. '이 정도는 니보다 잘한다' 며....
    결국 2장을 안바꿔 줘서 2장에 남은 돈을 새카드 한장으로 옮겼다.
    대화는 멈춰버렸고 그 여학생은 내게 받은 그 카드를 책상밑으로 던져버리는 것이였다.

    아... 그 느낌... ...............

    그냥 던진게 아니었다. 내 동네 말로 패대기를 쳤다.

    아... 그 느낌... 한마디로 더러웠다.

    새로운 카드를 호주머니에 넣고
    식사를 하려고...

    내가 접근하자 접시에 프라이판에 오래둔 음식을 막 담는다.
    난 많이 먹고 싶지 않다고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 여자는 날 한번 쳐다보니다 큰 국자 한숟가락을 더 담아 준다.

    그냥 받아 들고 계산대에 오니 왠걸.. 무게가 묵직해서 돈만 많이 냈다.

    역시... 음식은 최악이었다. 반밖에 못먹었다.

    맨자에서 걸어 나오는 길에 내 속에 분노가 치밀었다.
    왜 내가 돈주고 산 카드를 하나 버려야 만 하는가.
    내가 원하지도 않은 음식을 내 돈을 주고 사고, 먹지 못해 버려야만 하는가...

    연구실에 와서 작업을 마무리 할려고 하는데 여름교환학생 비슷한 프로그램으로
    와 있던 스페인 녀석이 막 목소리 높여가며 항의(?)한다.

    "이제 2주면 돌아가야되고, 다음주면 2달 여기서 한일을 발표해야하는데
    시간이 없는데..." 뭐라면서..... 사실 이녀석 영어 정말 형편없다.
    나도 이렇게 형편없었을까.... 발음이면 발음 .... 문장이면 문장....
    단어면 단어... 아는게 없다.........................
    그래서 뭐라고 말은 많이 하는데 90%이해가 안된다.
    (내가 영어를 못하는 걸수도 있다.)

    옛날생각이 나서 한말 또하고 설명또하고 계속 해보지만
    오늘은 좀 분노가 내 속에 많아서... 그러기 싫었다.
    그래서 그냥 조용히 혼자 할일을 하려니까. 이녀석이 기름을 부었다.

    아 내 목소리톤이 올라가고 있었다.....
    그 것을 느끼는 순간. 말을 멈추고..... 뻘개진 그녀석 얼굴을 보았다.
    그리고 속으로..
    "그래 좀 일찍 와서 재대로 일좀 하지 2주면 끝날일을 6주동안이나 계속 끄니..
    주말에는 독일 전역을 돌아다니며 여행하고, 늦게 오고 일찍 가니...
    일이 될리가 없잖아...."

    사실 나도 늦게 온다. 하지만 나는 늦게 간다.

    잠시 말을 멈추니 그녀석도 멈춘다.
    그리고 녀석의 어깨를 두들기며 난 복도로 나갔다.

    하늘을 보며 기도했다.
    "하나님 내 속의 분노를....다스릴수 있게 도와주세요"

    아직도 그 분노는 없어지질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잠이 안온다.
    이러면 내일 또 늦게 가겠지..

    이런.... 그녀석은 또 항의(?) 하겠지...

    몰겠다.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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