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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12.2004 어설픈 영어 더 어설픈 독일어
    old memories/berlinreport 2006. 12. 30. 08:57
    시간이 지날 수록 느끼는 상념하나는
    나는 참 특이한 경우로 독일에 와있다는 것이다.

    몇번의 고비를 넘기며 끝까지 참고 있는 독일 생활에서
    이렇게 저렇게 내 삶의 조그마한 영역이 교차되는 사람들을 곰곰히
    지켜보고 있으면 참 특이한 경우다.. 라고 나 스스로 생각한다.

    독일어도 아니고 영어도 아닌 그 어떤 중간계에서 나는 이미 2년 반을 넘게
    방황아닌 방황을 하고 있다.

    가끔 아주 가끔 무심코 이야기하는 대화들은 이미 그 두 개의 언어가
    한번에 나오기도 한다. 어떤 단어는 독일어로 아는데 영어로 모르고..
    영어로 알때는 독일어로 모르고... 어쩔땐 한글도 생각나지 않고..
    내가 영어를 하는 건지 독어를 하는 건지.. 나도 모를때가 많다.

    미군부대에 있는 사람들이 안다.
    가끔 미국사람들이 하는 영어를 멀리서 듣다보면
    무슨 말인지는 알 수 있지만 그들의 언어에 나는 응답할 수 가 없다.
    독일에서 오래 사신분이 한국어를 잊어버려
    나에게 독일말로 이야기를 하시면.. 역시 나는
    한국말로 대답을 해 드린다.

    유치원에 다니는 딸이 갑자기 독일어를 하기 시작했다.
    딸은 아빠가 독일어를 못하는지 안다. 그래서 나에겐
    독일어를 하지 않지만 혼자서 놀면서는 독일어다....

    언어는 또다른 장벽이다.
    이 장벽을 넘고 싶어 이렇게 이런 아직도 낮선곳에 와있지만
    그래도 내겐 넘어야 할 장벽이 너무나 높기만 하다.

    나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것일까?
    아무런 꺼리낌 없이 떳떳이 버벅대며 의사소통하던 스페인 한녀석이 생각난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작게 만들었을까?
    가끔 살다보면 이런 질문이 내 가슴속을 비비고 든다.

    내일이 되면 남아 있는 올해의 마지막 한주다.
    한주만 보내게 되면...
    중간계를 떠나 살 수 있는 이주. 크리스마스 휴가다..
    그리고 올 것 같지 않았던 2005년.
    그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를 웃으면서 맞이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내 가슴에 우울한 짐들을 내려 놓은 상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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